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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조각들

『부치지 못한 다섯 개의 엽서』中 다섯 나는 이제 조금만 사랑하고, 조금씩만 그리워하기로 했습니다. 한꺼번에 사랑하다 그 사랑이 다해 버리기보다, 한꺼번에 그리워하다 그 그리움이 다해 버리기보다, 조금만 사랑하고 조금씩만 그리워해 오래도록 그대를 내 안에 두고 싶습니다. 아껴 가며 읽는 책, 아껴 가며 듣는 음악처.. 더보기
그대 내 손금이 될 때까지 그대 내 손금이 될 때까지 / 정일근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꽃이 피었다 지는 슬픔보다도 나무들이 바람에 우는 아픔보다도 슬프고 아픈 일이지만 사랑하며 기다리는 것 기다리며 눈물 훔치는 것이 내 사랑의 전부라 할지라도 그대 사랑하는 일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라 흐르는.. 더보기
몌별(袂別) 구효서의 몌별(袂別) 중에서.. 저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인연이란 스치듯 지나치는 순간 바람처럼 이는 것이라는 것 말입니다. 그러나 결코 스치듯 지나쳐버릴 수는 없는 것이라는 걸 말입니다. 그냥 스쳐지남으로써 초래되는 결과가 얼마나 가혹한 것인지를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몌별 : 소매만 .. 더보기
홀로 떠나는 여행 홀로 드라이브 시. 강희창 방향은 남쪽, 마음은 비우고 짐은 없음 속도는 과거에 추월당하지 않을 정도 햇빛 한 입 가득 물고 좋아라, 가로수 산이 밀어올린 하늘을 한껏 잡아당겨 시원하게 뚫어놓은 터널 속으로 내가 나를 데리고 떠나는 한적한 드라이브 뿌리치고 온 일상이야 따라오든 말든, 혹 산.. 더보기
나를 떠난 인연에게 나를 떠난 인연에게 / 원성스님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고 그 말을 믿고 싶어도 자꾸 떠오르는 사람들 기억 저 편 아물거리는 얼굴이 있어 마음 한 구석 앙금으로 남는 사람들 어디선가 모두들 잘 살고 있겠지 이따금 과거의 회상을 드리우는 사람들 얽히고 설킨 인연의 실타.. 더보기
존재 그 쓸쓸한 자리 존재 그 쓸쓸한 자리 / 이해인 언젠가 한 번은 매미처럼 앵앵 대다가 우리도 기약 없는 여행길 떠나 갈 것을 언젠가 한 번은 굼벵이 처럼 웅크리고 앉아 쨍하고 해뜰날 기다리며 살아 왔거늘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풀잎에 반짝이고 서러운 것은 서러운 대로 댓잎에 서걱인다 어제 나와 악수한 바람.. 더보기
저녁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저녁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 도종환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 처럼 어두워 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 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 더보기
바람에게 바람에게 이 해인 몸이 아프고 마음이 우울한 날 너는 나의 어여쁜 위안이다, 바람이여 창문을 열면 언제라도 들어와 무더기로 쏟아내는 네 초록빛 웃음에 취해 나는 바람이 될까 근심 속에 저무는 무거운 하루일지라도 자꾸 가라앉지 않도록 나를 일으켜다오 나무들이 많이 사는 숲의 나라로 나를 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