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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조각들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내가 하루살이가 되어
억새 끝에 매달려 있을지라도
괜찮다

혹은 불타는 노을이
구멍 뚫린 가슴에 밑줄을 긋고
숨통을 자맥질할지라도
괜찮다

바람이 풍문으로 달려와
나를 도살하는 눈부신 칠월의 반란도
다 괜찮다

다만 너희들은 여름철새처럼
이 칙칙하고 아득한 날들과 작별을 고하거라
나는 연(鳶)줄에 목을 꿰어서
조각난 구름의 파편에 혈서로 투항할지니,

혹여 상심한 낮 달이 목을 놓거나
이름 모를 풀꽃들이 아우성 하거든
잊혀진 내 이름을 소리내어 불러주거라

억새와, 노을과 바람이
절명한 내 초라한 육신 거두어
푸른 햇살로 유린하고 간음할지라도,
그것이 정녕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 최광림


Sareri Hovin Mernem - Iakovos Kolan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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