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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모든음악

여행자의 노래 / 임의진

 

 

 

 

 

01. Ohio / Damien Jurado
Nick Drake나 Neil Young처럼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우울하게, 때로는 절망적으로, 나지막히 내면의 고통을 이야기하는 싱어송라이터 데미엔 쥬라도의 대표곡. 그의 가장 뛰어난 앨범이라고 평가 받는

‘Rehearsals for Departure(이별 연습)’의 타이틀 곡이다.

 

02. Lovesong / Donovan
Donovan이 미국의 전설적인 만돌린 주자 대롤 애덤즈(Derroll Adams)에 바치는 곡.

알로 거쓰리, 랠프 맥텔, 한스 데싱크 등과 함께 참여한 헌정 앨범에 수록된곡으로 이국적이고

독특한 리듬과 도노반의 저음이 극적으로 전개되는 희귀 트랙.

 

03. Waiting / Hungry Mind Review
스테판 베일리가 이끄는 3인조 모던록 밴드 HMR. 비틀즈, 록시 뮤직, 버즈 등의 영향을 받아 서정적인 모던 록을 추구하고 있으며, 투명하고 감각적인 어쿠스틱 기타와 챔버 앙상블의 조화가 매우 인상적인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04. La Luna / Bert Jansch
영국의 포크락을 대표하는 펜탱글(Pentangle)의 멤버로서 존 렌번(John Renbourne)과 함께 많은 대중적 인기를 누렸던 명장 버트 얀쉬의 최신작 ‘꿈의 가장자리(Edge of a Dream)’에 수록된 곡. 자신의 홈스튜디오에서 녹음하여 유려한 선율미와 자연스런 깊이를 들려준다.

 

05. Das Lied vom Heuschreck / Bulat Okudshawa
비쇼츠키와 함께 러시아를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이며 음유 시인인 불라트 오쿠자바. 그는 구소련의 억압 체제에 대한 비판과 저항 의식을 소박 담백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함께 들려주고 있으며, 그의 지적인 음성과 서정적인 멜로디는 잊지 못할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06. Birth! School! Dole! Angst! / Edson
리드 보컬 펠레 카를베르그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매혹적인 곡. 피아노, 어쿠스틱 기타, 아코디언 등의 악기들이 아기자기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담백하면서도 선이 분명한 연주와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친근하고 서정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07. Caruso / Antonio Forcione & Sabina Sciubba
안토니오 포르치오네는 이제까지 일곱 장의 앨범을 발표한 바 있는 관록 있는 기타리스트이다. 베니토 마도니아와 ‘카루소’를 녹음한 것이 있지만, 이번에 수록된 사비나 스큐바와의 녹음이 좀더 단정하며 여백의 미를 간결하고

감미롭게 들려주고 있다.

 

08. Den Signede Dag / Sigvart Dagsland
노르웨이의 대표적 팝가수인 시그바르트 닥슬란의 숨겨진 명곡. 진중한 피아노와 코러스, 그리고 불꽃처럼 강렬한 일렉트릭 기타의 멜로디가 가슴 뭉클하게 전해온다. 엄숙하기까지 한 파이프 오르간의 고전미와 록 스타일의 완벽한 조화가 이루어낸 절창이다.

 

09. My Funny Valentine / Chapter 2
닐스 란드그렌의 매혹적인 보컬과 요한 노베리의 일렉트릭 기타가 들려주는 재즈의 영원한 고전. 닐스 란드그렌의 적요한 트럼펫 연주가 어두운 밤하늘을 가르는 유성처럼 듣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 안는다. 기타 연주 또한 일품이다.

 

10. Y Una Madre(And a mother) / Savina Yannatou
그리스 출신의 사비나 야나토우는 본토인 그리스는 물론 유럽 전역에서 상당한 명성을 얻고 있는 여가수이다. 부주키와 현악 앙상블의 반주로 그리스 민요를 아주 애절하게 부르고 있다. 하지만 감정이 북받치는 일 없이

차가운 지성미를 유지하고 있음은 매우 놀랄 만한 경지를 보여준다.

 

11. Night / Alexander Ivanov
원곡의 제목은 노취(Ночь)이다. 피치카토 주법의 현악 앙상블과 소프라노 색소폰의 흐느끼는 연주가 러시아의 이국적인 밤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여기에 알렉산더 이바노프의 거칠고 세련된 목소리가 더할 나위 없는 로맨티시즘을 자극한다.

 

12. Anytime – Anywhere(원곡:알비노니의 아다지오) / Notis Mavroutis & Panagiotis Margaris(Noa Dori 노래)
사라 브라이트만의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노래로 잘 알려진 곡이지만, 그리스의 여가수인 노아 도리의 노래 역시 독특한 감흥으로 듣는 이의 감성을 흔들고 있다. 뛰어난 편곡의 클래식 기타 이중주를 반주로 하여

환상적이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또 하나의 보석이다.

 

13. Morning Cigarrette / Notis Mavroutis & Panagiotis Margaris
이번 컴필레이션에서 유일한 연주곡이다. 여러 가지 형태로 녹음된 곡이지만 기타 이중주로 연주된 곡이 가장 깊은 감동을 준다.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선율과 비장미는 아침 담배 한 모금의 맛을 생각나게 한다.

하지만 역시 지나친 흡연은…

 

14. Danny Boy / 김두수
대관령 자락의 녹음실에서 창문을 모두 열어놓고 녹음한 자연의 소리라고 할까. 우주가 전해준 선물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새소리, 바람소리에 실려 김두수의 대니보이는 가슴 찡한 감동을 준다. 눈물이 찔끔 나기도 한다. 홀로 길을 떠나본 사람은 그 심정을 알 것이다. 많은 골수 팬을 확보하고 있는 언더그라운드 포크 가수 김두수, 그만의 독특한 감성에 놀랄 뿐이다.

 

15. Dumani Partiro / Benito Merlino
이태리의 싱어송라이터인 베니토 메를리노의 2001년작에서 발췌한 곡. 동양적 정서를 담은 서주의 피리 소리가 구슬프게 들리기도 하지만 그런 회한의 심정을 인내하는 듯한 목소리에는 듣는 사람을 안타깝게 하는 애절함이 깃들어 있다.

 

16. Annie's Song / Sunshine Club
존 덴버 헌정 앨범인 ‘Take Me Home : Tribute to John Denver’에 수록된 인디 밴드 진솔한 목소리. 기획자인 마크 코즐렉의 의도처럼 참신하고 독특한 해석이 빛나는 아름다운 소품이다. 통주저음으로 깔리는 첼로 소리와 후반부의 현악 앙상블은 원곡의 멜로디를 한층 빛나게 한다.

 

17. Around and Around / Mark Kozelek & Rachel Goswell
새드코어(Sad-core) 또는 드림팝(Dream Pop)이라고 하는 레드 하우스 페인터스(Red House Painters)의 음악의 중심에는 마크 코즐렉이 있다. 우울하고 나른한 듯한 목소리이지만 마약중독으로 재활원 신세까지 졌던 그의 음악에 실려 있는 페이소스는 여행자의 몫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18. The Beginning of the End / The Softies
소위 트위팝이라는 장르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밴드가 Softies다. 젠 스브라지아와 로즈 멜버그 듀오의 천진난만하고 수줍은 듯한 화음은 하프시코드처럼 경쾌한 일렉트릭 기타 소리에 실려 마치 봄바람이 부는 듯 싱그럽기 그지없다.

 

19. Wayfaring Stranger / 임의진
강진 다산초당 가는 길가의 새하얀 예배당 ‘남녘교회’의 목사이자 시인, 수필가인 임의진. 가장 진솔한 사람의 목소리로 듣는 참노래. 다름아닌 여행자의 노래이다!

 

 

 

이 컴피레이션 음반은 음반사가 아닌 개인이 선곡 작업을 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그리고 이 편집 작업을 해낸 이는 목사이자 시인 겸 수필가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임의진.

목사이면서도 그의 선곡에는 종교적인 색채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그가 틈만 나면 전세계를 여행하는 방랑자이며 여행길에서 발견한 노래와 음반, 영화,
미술 등을 소개하는 평론가로 활동중인 자유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위대한 포크 뮤지션 도노반이 전서적 만돌린 연주자 데롤 아담스에게 바치는 ‘Lovesong’,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팝 스타 지그바르 닥슬란의 ‘Den Signede Dag’,
러시아 출신 알렉산더 이바노프의 ‘Night’ 등의 노래는 비교적 낯익은 뮤지션의 것이지만
그 외에는 대부분 알려져 있지 않은, 그래서 오히려 신선미가 느껴지는 곡들이 실려있다.

 

이번 음반은 전문가가 아니면 접하기 힘든 음악들이어서 낯설지만
어디선가 들어본 듯 편안한 음악이 대부분이다.
정처 없이 흘러가는 여행자의 비망록 같다.

 

 

“나는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멱따기’ 가수가 아닙니다.
자신의 노랫말을 갖고 영혼으로 노래하는 음유시인이라고 할까.
시인이 악기에 시를 실어서 낭송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제 노래가 제대로 들릴 겁니다.”

 

“노래는 진실하게 부르면 되는 거잖아요.
디지털 기계를 이용해 오만 가지 기교를 다 섞어 거짓으로 만든 노래들이 범람하는 세상에서
제 노래는 거칠고 싱거울지 몰라요. 아마도 생아마추어 가수의 노래처럼 비칠지도 모릅니다.”

 

“기존 대중음악과는 결이 다른 정서, 비유와 은유로 가득찬 노랫말이
다소 생경할지 모르지만 참을성을 가지고 한번 들어보세요. 느낌, 울림이 올 겁니다.”

 

일철 스님과 함께 '무등산 풍경소리'를 처음으로 연 임의진 목사가

'무등산 풍경소리 10주년 공연'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