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사람 들은 자기들이 길을 만든 줄 알지만
길 은 순순히 사람들의 뜻 을 좇지는 않는다
사람을 끌고 가다가 문득
벼랑 앞에 세워 낭패시키는가 하면
큰 물에 우정 제 허리를 동강내어
사람이 부득이 저를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 들은 이것이 다 사람이 만든 길이
거꾸로 사람들 한테 세상 사는
슬기를 가르치는 거라고 말한다
길 이 사람을 밖으로 불러내어
온갖 곳 온갖 사람살이를 구경시키는 것도
세상 사는 이치를 가르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래서 길 의 뜻이 거기 있는 줄로만 알지
길 이 사람을 밖에서 안으로 끌고 들어가
스스로를 깊이 들여다 보게 한다는 것 을 모른다
길 이 밖으로가 아니라 안으로 나 있다는 것 을
아는 사람에게만 길 은 고분고분해서
꽃으로 제 몸을 수놓아 향기를 더하기도 하고
그늘을 드리워 사람들이 땀을 식히게도 한다
그것을 알고 나서야 사람들은 비로소
자기들이 길 을 만들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신경림 詩 --.
그대 그리운 저녁 / 명상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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