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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조각들

백창우 / 그래,그런거겠지

 

소주 한 잔 했다고 하는 얘기가 아닐세 / 백창우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 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참 만만치 않은 거라네
아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
화투판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 뿐이지
어느 날 큰 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갈지 누가 알겠나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이들의 것이지
개똥 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 거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
자, 한잔 들게나
되는 게 없다고, 이놈의 세상
되는 게 좆도 없다고
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그래, 그런거겠지  /  백창우

 

 

 그래, 그런거겠지 산다는게 뭐 그런거겠지
새벽녘 어머니의 바튼 기침처럼
그렇게 안타까울 때 도 있는거겠지
그래, 그런거겠지 산다는게 뭐 그런거겠지
장마철 물이 새 는 한낮의 짧은 잠처럼
그렇게 어수선할 때 도 있는거겠지

 

아무렴 삶의 큰 들에 고운 꽃 만 피었을라구
그래, 그런거겠지 산다는게 뭐 그런거겠지

그래, 그런거겠지 산다는게 뭐 그런거겠지
해거름 늙은 농부의 등에 얹힌 햇살처럼
그렇게 쓸쓸할 때 도 있는 거겠지
그래, 그런거겠지 산다는 게 뭐 그런거겠지
겨울밤 연탄불이 꺼진 구들방 처럼
그렇게 등이 시려울 때 도 있는 거겠지

 

아무렴 삶의 긴 길에 맑은 바람만 불어올라구
그래, 그런거겠지 산다는게 뭐 그런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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