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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조각들

지나간다


 


지나간다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고 벼르던 날 들이 다 지나간다
세상은 그래도 살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진다고 믿었던 날 들이 다 지나간다
사랑은 그래도 할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절망은 희망으로 이긴다고 믿었던 날 들이 다 지나간다
슬픔은 그래도 힘이 된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가치 있는 것만이 무게가 있다고 믿었던 날 들이 다 지나간다
사소한 것들이 그래도 세상을 바꾼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소리 더 잘 들으려고 눈을 감는다
'이로써 내 일생은 좋았다'고
말할 수 없어 눈을 감는다


천양희 詩 --. 



Je Vais Seul Sur la Route / Anna Ger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