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들의 노래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 정태춘,박은옥


버스 정류장에 서 있으마
막차는 생각보다 일찍 오네
눈물같은 빗줄기가 어깨위에
모든걸 잃은 너의 발길 위에
싸이렌 소리로 구급차 달려가고
비에젖은 전단들이 차도에 한번 더 나붓낀다.

막차는 질주하듯 멀리서 달려 오고
너는 아직 내 젖은 시야에 안보이고
무너져~ 나 오늘 여기 무너지더라도
비참한 내 운명에 무릎 꿇더라도
너~ 어느 어둔 길모퉁이 돌아나오려나
졸린 승객들도 모두 막차로 떠나가네

그해 이군에게 봄은 오래 오지 않고
긴긴 어둠속에서 나 깊이 잠들었고
가끔씩 꿈으로 그 정류장을 배회하고
너의 체온 그 냄새까지 모두기억하고
다시올 봄의 화사한 첫차를 기다리며
오랫동안 내 영혼 비에 젖어 뒤척였고

뒤척여~ 내가 봄 다시 눈을 뜨면
너는 햇살 가득한 그 봄날 언덕 길로
십자가 높은 성당 큰 종소리에
거기 계단 위를 하나씩 오르고 있겠니

버스정류장에 서 있으마
첫차는 마음보다 일찍 오니
어둠 거처 깨는 새벽길 모퉁이를 돌아
내가 다시 정류장으로 나가마

투명한 유리창~ 햇살가득한 첫차를 타고
초록의 그 봄날 언덕길로 가마
                      



'우리들의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500miles  (0) 2012.02.16
철날때도 됐지  (0) 2012.02.16
  (0) 2012.02.05
비의 나그네 /아가씨들아~~  (0) 2012.01.31
벙어리바이올린  (0) 2012.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