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돛배에 대하여
옛날 어느 바닷가 마을에 한 부부가 가난하지만 서로 사랑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고기잡이 떠난 남편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날 이후 아내는 매일 바닷가에 나가 아득한 수평선을 바라보며, 남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내의 눈에 수평선 너머로 무엇인가가 보였습니다. 그것은 분명 남편의 배였습니다. 오랜 기다림에 지칠대로 지쳐버린 아내의 눈에 눈물이 돌았습니다. 점점 가까와져 오는 남편의 배... 그러나 그 배에는 검은 돛이 달려 있었습니다. 그 검은 돛이란 바로 남편의 죽음을 상징적으로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파두]는 어원이 라틴어의 fatum(숙명)이라고 하죠. 어원대로 주로 숙명, 고난, 좌절, 절망, 죽음 등을 주제로 하여 노래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포르투갈 사람들은 이 [파두]를 들으면서 삶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얻는 다고 합니다. 일종의 카타르시스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포르투갈이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3F 중의 하나가 바로 이 [파두]입니다. 프랑스에는 샹송이 있고, 이태리에는 깐쏘네가 있듯이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민족음악이 바로 [파두]이며, 이 [파두]의 대표적인 가수가 아말리아 로드리게스 입니다.
이 곡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파두음악]의 대표적인 곡인데 우리나라에선 오히려 Maldicao(어두운 숙명)가 더 알려져(역시 로드리게스의 곡)... 한때는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Amalia Rodrigues(아말리아 로드리게스)
1999년 10월 6일 아말리아 로드리게스가 79세를 일기로 타계했을 때, 그녀의 죽음이 확인되자마자 포르투갈 정부는 즉시 3일 동안의 국가 애도기간을 공포하였습니다. 아무리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가수가 죽는다 한들 우리라면 단 하루인들 국가 애도기간을 결의하기까지야 하겠습니까? 설령 정부가 그런 결정을 내린다 한들 국민들이 수긍하겠습니까? 그러나 포르투갈 국민들은 정부의 이러한 결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파두(Fado)라는 그들의 민속음악을 세계적인 음악으로 끌어올린 아말리아를 포르투갈 국민들은 단순히 스타라거나 가수라 부르지 않고, [Fado의 대사] 혹은 [20세기가 낳은 포르투갈 최고의 영웅]으로 불렀고, 그녀는 그 정도로 포르투갈 국민들의 절대적 사랑을 받는 여걸이었습니다. 기타하(guitarra)라고 불리는 12줄을 가진 포르투갈 기타와 오라반주에 실어서 인생의 비애, 실연, 고향을 떠난 외로움 등을 전했던 파두---
참고로 한이 투영된 애절한 보컬에 다소 중성적인 목소리로 리스본 파두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주자이며 남성 아말리아 로드리게스라고 평해지고 있는 까마네(Camane)의 노래 가운데 기타하라는 곡을 보면 파두음악의 근원적인 슬픔을 대변하는 악기가 바로 기타하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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