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을 생각하는 자는 그리움을 안다 / 유인숙
떠남을 생각하는 자는
그리움을 안다.
명치 끝 저려오는 사랑
핑 도는 어지럼증에
울컥, 목이 메는 눈물을 안다.
그리움을 등에 지고
터-벅 터-벅 떠나간다면
돌아올 것 또한 마음 안에 두었겠지.
입가에 살포시
미소를 머금었다는 것은
숱한 고난의 회오리
묵묵히 견디었다는 것이다.
푸른 새벽 걷히고 동산 저 너머
떠오르는 햇님이 아름다운 건
이별을 생각하는 것처럼
가끔, 잿빛 구름 하늘을 덮기 때문이지.
남을 생각하는 자는
기약 없이 다시 만날 것을 안다.
아주 버릴 수 없는 사랑 여기 있기에
시로 그려내는 삶 한 줄기
뜨거운 눈물 되어 흐르다
아득히 노-을 같은 가슴이 된다.
내 안에 그리움으로 달아올라
단단한 영혼을
아주 부서뜨리고 있기 때문이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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