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각들
어느 날 샹송에서 안개를 만나다
뮤우0
2012. 5. 17. 17:58
어느 날 샹송에서 안개를 만나다 / 오인태
‘누가 할머니를 교살했는가’
어느 날 미셀 폴라네프의 샹송에서
까마득히 잊었던 한 도시를 만나다
그 도시의 안개 속에 두고 온
한 사람의 이십대를 만나다
지독한 안개, 그 속에서
사람들은 칼에 찔리고 총에 맞아
트럭에 실려 어디론가 사라지고
지독한 안개, 그 속에서
남은 이들은 그 해 그 도시에서
벌어진 일들을 고개 저어 잊으려 했다
그리하여, 까마득히 잊혀져간 일이었다
모두가 안개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하여, 또 안개 같은
세월이 한참 동안 흐르고,
어느 날 이 이국 가수의 샹송에서
까마득히 잊었던
안개 같은 한 도시를 만나다
그 도시의 안개 속에 두고 온
한 사람의 이십대를 만나다
지독한 안개,
누가 이 사람의 이십대를 교살했는가
Qui A Tue Grand-Maman /누가 할머니를 죽였는가?
/ Michel Polnare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