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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모든음악

Maurice Jarre - Doctor Zhivago

 

Doctor Zhivago (닥터 지바고 )

영화 음악 감상




Maurice Jarre - Doctor Zhivago

모리스 자르가 지휘하는 ≪닥터 지바고≫(1965) 주제곡

<라라의 테마>

1966년 대한극장에서 개봉됐던

영화 <닥터 지바고>의 메인 선율인 '라라의 테마'(Lala's theme)를 듣고 있으면

대형 편성 오케스트라의 장중함 속에 현악이 주 선율을 긋는

러시아 시베리아의 넓은 설원과  두 주인공의 애련한 장면 들이

눈앞을 아련히 스쳐 지나간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원작으로

195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인 '닥터 지바고'는

작품 자체의 문학적 예술성의 탁월함은 물론이거니와 스크린으로 옮겨져

 히트하면서 영화사에도 길이 빛날 명작으로 기록되었다.

소설은 주지하다시피 공산주의 혁명 속에서

러시아 인텔리의 비극적인 운명을 서사적으로 엮었다.

지바고(오마 샤리프)로 대표되는 소련 지성인의 비극적 운명에,

라라(줄리 크리스티)와 또냐(제랄딘 채플린)를

걸치는 사랑이 로맨틱한 색깔을 입혀 대 러브로망을 이끈다.

눈과 얼음에 덮여있는 유리아틴의 저택에서

불안과 공포가 온몸을 짓누르는 상황 속에서도 지바고와 라라가

꿈같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낭만성의 최고 절정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탁월한 명 장면이다.

설원 속에 갇힌 저택을 둘러싸고

울부짖는 늑대들의 울음소리는 슬픈 결말을 암시하지만

사랑의 테마 곡은 더없이 애틋하다.

 

1965년 제 3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국 뮤지컬영화의 희망이자

지금까지도 최고의 걸작으로 남아있는 <사운드 오브 뮤직>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

5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러한 수상은 탁월한 영상 미와 시대를 잇는 테마음악에 대한 확실한 대가였다.

그 중에서 음악상 수상은 특별하다고 할 것이다.

수상이 유력시 됐던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막강한 경쟁력 때문이기도 했지만

데이비드 린(David Lean)감독과

위대한 스코어 작곡가 모리스 자르(Maurice Jarre)의

환상적 궁합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기에 더 그렇다.

자르가 명성을 얻게 된 것은

1962년 데이비드 린 감독의 명작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영화음악을 담당하면서부터였다.

모리스의 주위에는 몇 명의 경쟁자가 있었지만

결국 그는 데이비드 감독의 마지막 선택이었고

단 6주만에 스코어를 완성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 스코어로 자르는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을 수상했고

연이어 데이비드 린 감독의 영화에 기용되어

<닥터 지바고>와 <인도로 가는 길>(1984)

로 계속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리고 1989년에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맡아 호평을 받았고,

1990년대에는 신드롬을 일으켰던

영화 <고스트(사랑과 영혼)>의

음악을 통해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영화음악 작곡가다.

 

그는 영화 <닥터 지바고>의 중심부를 타고 흐르는

메인 테마인 '라라의 테마'를 호텔 방에서 단 몇 분만에 써냈다.

197분에 달하는 영화의 스코어를 5주 동안에 쓴 것을 감안하면 초스피드였다.

우연의 소산이든 자르의 천재성이든 이 테마로 인해

<닥터 지바고> 사운드트랙은 1960년대에 가장 많이 팔린 앨범 중 하나가 됐다.

비틀스의 <A Hard Days Night:1964>, <일요일은 참으세요>(Never on Sunday:1960),

<남과 여>(A Man and A Woman:1966), <위대한 탈출>(Exodus:1960),

<2001:스페이스 오딧세이(2001:A Space Odyssey:1968)와

나란히 경쟁대열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

 

메인 테마를 제외한 나머지 스코어는

짙은 남성합창, 왈츠, 민속음악 풍의 테마,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와 같은 농후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가득 찬

잘 짜여진 러시아 풍의 분위기음악으로 채색된 클래식 소품들이다.

이 곡들은 아름답고 이국적인 풍광과 로맨틱한 스토리의 요소 요소에 배치됐다.

하지만 모리스 자르가 거의 1년 동안을 영화에 매달린

<벤허>의 밀코스 로자(Miklos Rozsa)만큼 행운아는 아니었던 탓인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전체적인 스코어를 완성하다보니 긴 러닝타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곡의 다양성을 챙기지 못하고 한가지 테마에만 의존한 것은

훌륭한 영화음악에도 나타나는 옥의 티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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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자르

 1924년 프랑스의 리용에서 러시아계 혈통을 타고 태어난 모리스 자르는

16세에 타악기 주자로 오케스트라에 가입했다.

그후 파리 예술학교를 다닌 자르는

나중에 그의 영화음악 작곡에 큰 도움이 된

민속음악도 공부하며 음악적 역량을 넓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