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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노래

무슨막말이 이렇게 대책도없이 아름다운가...|

 

가을 바닷가에
누가 써 놓고 간 말
썰물 진 모래밭에 한 줄로 쓴 말
글자가 모두 대문짝만해서
하늘이 읽기 더 수월할 것 같다

정순아 보고자퍼서 주껏다 씨펄

씨펄, 근처에 도장 찍힌 발자국 어지럽다
하늘더러 읽어달라 크게 썼는가
무슨 막말이 이렇게 대책 없이 아름다운가
손등에 얼음조각 녹이며 견디던
시리디시린 통증이 문득 몸에 감긴다

둘러보아도 아무도 없는 가을 바다
저만치서 무식한 밀물이 번득이며 온다
바다는 춥고 토막말 몸에 저리다
얼음조각처럼 사라질 토막말
저녁놀 진저리치며 새겨 읽는다
 
 
정양 詩  토막말, 『살아 있는 것 들의 무게』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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